이란 작전의 그림자 속 그녀
이스라엘이 지난 6월 이란 핵시설을 겨냥해 감행한 대규모 군사작전 ‘일어서는 사자(Operation Rising Lion)’에는 특별한 인물이 있었다. 전투기에 탑승한 항법사이자 한 가정의 아내인 여성 장교, 메이저 M 소령이다. 그는 남편조차도 모르는 이중생활을 하며 작전의 중심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최근 M 소령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였던 그녀의 비밀스러운 임무 수행 과정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군 내부 인사가 ‘일어서는 사자’ 작전 참여를 공식 인터뷰로 밝힌 첫 사례다.
가족도 몰랐던 이중생활의 비밀
M 소령은 “그날도 평범하게 가족과 인사하고 집을 나섰다. 어디 가는지 아무도 몰랐다”고 밝혔다. 그녀가 향한 곳은 바로 이란 상공이었다. 이스라엘이 수년간 계획해온 이란 핵시설 공습 작전의 일원으로 투입된 것이다. 그녀는 F-16 전투기에 항법사로 탑승해 공습 경로를 계산하고 조종사와 함께 목표물에 접근했다. 그녀는 “우리에겐 두 가지 삶이 있다.
하나는 평범한 일상이고, 또 다른 하나는 절대 말할 수 없는 임무”라며 “남편도 모른다”고 말했다. 전투기 항법사는 단순한 보조가 아니다. 미사일 투하 시점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전투기의 위치·속도·고도 등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며, 전술적 결정을 돕는 핵심 임무를 맡는다.
작전 투입의 순간은 초현실
M 소령은 작전의 극도로 보안된 특성상 ‘D-Day’가 다가와도 부대원조차도 임무 투입 여부를 알 수 없었다고 밝혔다. “우리는 수년간 훈련했지만, 실제 투입이 확정된 건 몇 시간 전이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그녀는 12일 동안 총 3차례에 걸쳐 이란 상공으로 출격했다. 그가 탑승한 F-16은 항모와 기지에서 이륙해 이란 핵심 시설을 타격한 후 안전하게 귀환했다. 그녀는 “한편으론 작전이 초현실적으로 느껴지지만, 다음 날 아무 일 없다는 듯 사무실로 출근하는 게 우리의 일상”이라고 전했다.
‘성공적’ 공습이 남긴 영향
이스라엘 공군이 주도한 이번 공습은 나탄즈, 이스파한 등 이란 핵시설 900여 곳을 집중 타격하는 대규모 작전이었다. 이 과정에서 이란 핵 과학자 9명과 고위 군 간부 30여 명이 사망했고, 여러 우라늄 시설이 파괴됐다. M 소령은 “이번 작전은 완벽했다.
우리는 임무를 정확히 수행했고, 자랑스럽게 귀환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번 공습을 “이스라엘 공군의 정점”이라고 자평하며 “우리 팀은 한 명의 실수도 없이 완벽히 작전을 마무리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일정은 수년 지연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하마스 공격 이후, 변화된 군인의 각오
M 소령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이스라엘군 내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당시 하마스는 수백 발의 로켓을 발사하고, 민간인 납치를 감행하면서 이스라엘 전역에 큰 충격을 줬다.
그녀는 “그날 이후 우리 모두는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일어서는 사자’ 작전에 참여한 모든 부대원이 그러한 경험을 기반으로 전장에 임했으며, 그녀 역시 이전 레바논 헤즈볼라 지역 작전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전했다.
이름 없는 영웅, 그날의 기억
그녀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조용히, 그리고 묵묵히 임무를 수행한다”며 “우리의 존재는 공개되지 않지만 그만큼 큰 책임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생활’이라는 표현은 단지 비밀 작전 참여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무게와 국가를 위한 헌신을 동시에 감당하는 현실을 의미한다.
M 소령은 인터뷰 말미에 “조국과 가족, 동료를 위해 앞으로도 조용히, 그러나 누구보다 강하게 하늘을 지킬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