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 FA-50 추가 수출 공식 발표
2024년 최대 규모 방산 계약…총 1조 원 규모
방위사업청은 7월 4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필리핀 정부 간에 FA-50 경공격기 12대의 추가 수출 계약이 체결되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번 계약은 전날인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체결되었으며, 총 계약 규모는 약 7억 달러(한화 약 1조 원)에 달한다.
이는 2025년 상반기 기준 단일 방산 계약으로는 최대 규모이며, 최근 국내 방위산업 수출의 뚜렷한 성장세를 반영하는 대표적 성과로 평가된다.
FA-50은 한국이 독자 개발한 경공격기이자 고등훈련기로, 이미 6개국에 수출된 K-방산 대표 수출품목이다.
이번 계약으로 FA-50의 누적 수출 대수는 140대를 넘어섰으며, FA-50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중소형 전투기 시장의 핵심 모델로 자리 잡게 됐다.
필리핀, 10년 간 한국 방산에 30억 달러 투자
동남아 최대 방산 협력국으로 부상
필리핀은 최근 10년간 약 30억 달러 규모의 한국 방산 물자를 도입했다.
K2 흑표 전차나 K9 자주포와 같은 중화기 시스템과는 달리, 공군 작전기 도입 분야에서 필리핀은 FA-50을 주력으로 채택하고 있다.
FA-50은 2014년 12대가 처음 필리핀 공군에 인도된 이후로 주요 작전 및 훈련에서 핵심 전력으로 운용되어 왔으며, 정찰·지상 공격·요격 작전까지 폭넓은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아왔다.
특히 FA-50은 기존의 고가의 전투기 대비 유지비용이 낮고 기체 신뢰성과 작전 효율성이 높아, 예산과 작전 여건이 까다로운 동남아 군사환경에 최적화된 기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2차 도입 계약을 통해 필리핀 공군은 총 24대의 FA-50을 보유하게 되었으며, 이로써 동남아 지역 공군력 균형에도 일정 수준의 재편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략 외교의 결실…정상급 방산 외교 성과
이번 계약은 단순 수출 계약을 넘어선 전략적 외교 성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방위사업청 석종건 청장은 지난 3월, 직접 필리핀 마닐라를 방문해 길베르토 테오도로 주니어 필리핀 국방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갖고, FA-50을 포함한 포괄적 방산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당시 석 청장은 “FA-50의 운용률 제고를 위한 기술지원과 정부 차원의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히며 필리핀 측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테오도로 장관은 “FA-50은 필리핀 공군의 핵심 자산”이라며, 한국의 기술력과 지원 체계에 대해 “매우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러한 고위급 간의 상호신뢰와 연속된 외교 접촉은 필리핀 정부가 다시 한국과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게 된 주요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FA-50, 글로벌 중형 전투기 시장서 입지 강화
6개국 140대 수출…말레이시아·폴란드 이어 확장세
FA-50은 현재까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이라크, 폴란드, 말레이시아 등 총 6개국에 수출되었으며, 누적 수출 대수는 140대를 돌파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총 48대 도입 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시장에서도 FA-50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기체는 최대 속도 마하 1.5, 무장능력 4.5톤 수준으로, 정밀유도폭탄, 공대공 미사일, 레이더 유도 미사일 등 다양한 전장 환경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운용 비용 대비 작전 효율성이 높고, NATO 규격 장비와의 호환성도 갖추고 있어 신흥국의 공군 전력 증강에 적합한 기종으로 주목받고 있다.
KAI는 이번 계약을 통해 동남아시아 외에도 남미·중동 시장 확대를 노리고 있으며, FA-50 플랫폼 기반의 신규 무장체계 개발도 병행 중이다.
방산 외교의 모델로…정부 차원 지속 지원 약속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수출 성과에 대해 “K-방산의 기술력과 국제적 신뢰를 다시 한번 입증한 쾌거”라고 평가했다.
그는 “필리핀 정부가 한국 정부와 KAI에 깊은 신뢰를 보냈다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며, 향후에도 방산 외교를 지속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이번 계약은 단순한 군수품 판매가 아닌, 양국 간 국방 외교 협력의 상징적인 성과”라며, “정부는 수출 이후 유지·정비·기술 이전까지 체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수출을 기점으로 ‘K-방산 글로벌 전략 2030’에 따라 중동, 동남아, 중남미 3대 권역 전략 수출 확대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FA-50은 이제 단순한 한국의 방산 제품을 넘어, 국제 안보와 국방협력의 상징 자산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번 계약은 한국 방위산업이 기술뿐 아니라 국제 외교와 신뢰의 경쟁력까지 갖춘 산업군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