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직접 제공 추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기 재고 부족을 이유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대폭 중단한 가운데, 독일이 이를 대신 메우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독일 정부가 미국에서 패트리엇(PAC-3) 방공 시스템을 구매해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을 본격 검토 중이라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 슈테판 코르넬리우스는 “우크라이나의 패트리엇 공백을 메우기 위한 여러 대안을 논의 중이며, 미국산 시스템을 구입해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이후 우크라이나 방어망의 균열이 우려되는 가운데 독일은 실질적인 군사 지원을 통해 다시금 유럽 연대의 중심에 섰다.
"미국이 못 준다면, 우리가 돈 낼게" 독일의 강한 의지
독일 일간 빌트는 이번 논의가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는 수 주 전 미국 국방부 측에 이와 관련된 제안을 전달했으며, 현재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독일 측은 우크라이나가 패트리엇 직접 구매에 실패한 뒤 도움을 요청해왔다고 밝혔다. 실제로 독일 정부는 미국산 패트리엇 2개 포대의 구매 비용을 자국 예산으로 대신 지불하는 방안을 협상 중이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인 자금 집행과 군사 기술 이전을 포함한 대규모 국제 협력안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우크라이나, "추가 10개 포대 필요… 150억 달러 줄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미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에 최소 10개 포대의 패트리엇 시스템 추가 도입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그는 “우리는 10개 포대를 확보하기 위해 150억 달러를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공개 발언을 통해 밝혔다.
하지만 미국은 자국 내 비축량 부족을 이유로 이에 명확한 답변을 피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점점 더 방공망 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장에 배치된 패트리엇은 단 6개 포대… 그중 2개는 정비 중
뉴욕타임스는 현재 우크라이나에 실전 배치된 패트리엇 포대는 총 6개에 불과하며, 이 중 2개는 정비 중이라고 전했다. 나머지 4개 포대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에 노출돼 있어 유지 보수가 시급한 상황이다.
패트리엇은 순항미사일, 탄도미사일, 드론, 전투기까지 대부분의 공중 위협을 요격할 수 있는 최첨단 방공 시스템으로, 러시아의 전방위 공습을 막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우크라 공군 전력 유지 위해 서방의 실질적 지원 절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무기 지원 중단 이후 우크라이나 공군이 보유한 방공 자산은 큰 타격을 입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이 지원을 중단한 무기에는 패트리엇 요격 미사일 30발, 스팅어 미사일 수십 발, 정밀유도포탄, 헬파이어 미사일 100발 이상, 나삼스(NASAMS), AIM 공대공 미사일 등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이들 대부분은 전장 최전선에서 활용되던 핵심 무기들로, 우크라이나의 방공 능력을 크게 약화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유럽 내 배치 포대는 40개… 독일, 다시 중심에 서나
현재 서방 국가에 배치된 패트리엇은 총 186개 포대이며, 그 중 약 3분의 1은 미국 본토에 있다. 유럽에는 약 40개 포대가 운영 중이며, 이 중 상당수가 우크라이나 전선에 직접 연결돼 있다.
독일과 네덜란드, 루마니아 등은 그동안 일정량의 장비 및 포대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해왔다. 이번 독일의 제안은 단순한 군사적 수혜가 아니라 유럽 방산 네트워크의 결속력을 확인시켜주는 상징적 행보로 평가받고 있다.
패트리엇 1개 포대, 1조 원 넘는 초고가 시스템
패트리엇 시스템 1개 포대의 가격은 약 10억 달러, 한화로 약 1조 3600억 원에 이른다. 이처럼 고가의 방공 무기를 독일이 대신 구매하겠다고 밝힌 것은 자국의 안보뿐 아니라 유럽 전체의 안정을 위한 전략적 투자로 해석된다.
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고립주의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유럽 각국이 독자적으로 안보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나서는 움직임도 동시에 읽을 수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무기 수출입을 넘어서, 지정학적 주도권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