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공개한 ‘핵동력 전략유도탄잠수함’의 정체
북한이 7월 초 사진으로 예고한 신형 핵잠수함은 기존 김군옥 영웅함과 달리 디젤이 아닌 핵추진 체계를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함교 갑판 위에 길게 이어진 블록 구조, 도색이 채 끝나지 않은 용접 표면 등으로 미뤄 아직 선체 조립 단계지만, 김정은이 직접 “전략유도탄 잠수함”이라고 강조한 만큼 탄도미사일 발사 능력이 핵심이다.
6000~7000t급 거대 플랫폼… KSS-III의 두 배
국내·외 분석 기관은 길이 90~120 m, 직경 10 m 안팎, 배수량 6000~7000t으로 추정한다. 한국 도산안창호급(KSS-III·3700t)의 두 배 규모다. 미 해군 LA급 공격핵잠(約 6900t)과 비슷해, 북한이 단숨에 중형급 원잠을 노리고 있음을 시사한다. 거대한 선체는 장거리 작전용 연료와 다층 차폐를 수용할 수 있어 장기간 잠항을 통한 은밀 침투가 가능하다.
SLBM·SLCM 동시 운용… 최대 22발 탑재 가능성
사진상 선체 직경을 토대로 추정한 발사관은 SLBM 6~12기를 실을 수 있는 직경 2.5 m급 수직발사(VLS) 블록과, 함미 측 상부에 순항미사일 10기 내외를 적재할 수 있는 소형 VLS 공간이 따로 마련됐을 가능성이 크다. 북극성-5·6 계열과 사거리 1000~2000 km급 화살 1·2 SLCM을 함께 운용하면, 한반도 주변뿐 아니라 괌·하와이까지도 핵·재래식 동시 타격권에 넣게 된다.
‘킬체인’ 무력화 우려… 한·미 감시망의 새로운 숙제
핵잠수함은 해저에서 수 주간 재충전 없이 작전할 수 있어, 선제 탐지-타격(킬체인) 모델이 흔들릴 수 있다. 핵탄두 탑재 SLBM이 실전 배치되면 “발사 징후 포착 전에 억제”라는 한·미 합동 전략은 더 빠른 위성·음탐 자산, 드론-센서 네트워크 증설 없이는 위력을 잃는다.
러시아 기술 이전설… 조기 실전배치 시나리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의 대가로 러시아가 설계도·소형 원자로 모듈을 제공했다는 관측이 꾸준하다. 만약 러시아형 고농축 HEU 연료·증기터빈 팩키지가 넘어간다면, 북한은 실증로 건설 과정을 크게 단축해 5년 안에도 해상 시운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독자 개발 시 10년 이상? 원자로·연료 확보가 관건
반대로 외부 지원 없이 자체 개발한다면, 20% 이상 농축 U-235 연료 생산·실험로 구축·차폐 구조 검증 등 핵심 공정만 7~10년이 걸린다. 아직 관련 시설 건설 징후가 위성에 잡히지 않았다는 점은 완성까지 상당한 시간이 남았다는 해석도 가능케 한다.
대응 카드는 대잠작전 강화와 선제 탐지 체계 업그레이드
전문가들은 한국 해군의 P-8A 초계기, KSS-III Batch-II, L-SAM 해상형 배치를 앞당기고, 저궤도 위성·수중 센서망을 촘촘히 연결해 북한 원잠의 초기 이동을 추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동시에 국제사회와의 정보 공유로 러시아-북 협력에 대한 차단 외교를 병행할 때, 새로 부상한 ‘6000t급 위협’의 전략적 파급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조언이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