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드디어 공산권 시장 문을 두드리다
한국산 K9 자주포가 마침내 공산권 국가의 빗장을 열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베트남이 K9 자주포 20문 수출 협상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이 계약이 성사될 경우, 한국 방산 역사상 처음으로 공산주의 체제 국가에 무기를 수출하는 사례로 기록된다.
계약 규모는 약 3억 달러(약 4천억 원)로 추정되며, K9 자주포의 동남아 첫 진출이자, 아시아 권역 확대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전 세계가 인정한 K9, 동남아로 영토 확장
K9 자주포는 이미 튀르키예, 폴란드, 핀란드 등 10개국에 수출된 대표적인 K-방산 무기다. 전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글로벌 베스트셀러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베트남 수출이 성사되면 K9 자주포의 전략적 입지가 동남아시아까지 확장되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수출 계약을 넘어 지역 안보 지형에도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스프래틀리 군도 분쟁, 무기 현대화 계기
베트남의 선택 배경에는 중국과의 해양 영유권 분쟁 심화가 있다. 최근 스프래틀리 군도를 둘러싼 충돌이 격화되자, 베트남은 노후화된 무기 체계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2023년 2월 방한한 판 반 장 베트남 국방장관은 한국 제7기동군단을 직접 방문해 K9 자주포를 시찰하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이는 무기 구매 결정이 단순한 기술적 판단을 넘어 안보 전략의 일환임을 보여준다.
한국산 무기 선택, 베트남의 '탈중국' 신호?
이번 수출 계약의 의미는 무기 체계의 현대화 이상이다. 전문가들은 베트남의 선택을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탈중국' 노선의 전환점으로 해석하고 있다.
특히 한국 무기가 나토(NATO) 국가들과 호환 가능하다는 점은 베트남이 국제 무기 시장에서의 중립적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한국군과 전투를 벌였던 베트남이 이제는 한국산 무기 도입국이 된다는 점에서도 상징적 변화다.
단순 지원에서 전략적 협력으로 도약
한국과 베트남의 방산 협력은 과거 퇴역 초계함 무상 공여에 그쳤지만, 이번 K9 자주포 수출로 군사 협력 수준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11월에는 한국 육군이 베트남 장병들을 대상으로 K9 자주포 운용 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 수출을 넘어 실질적 전력 운용을 위한 협력 체계가 마련되고 있다는 방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