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영웅의 손에서 탄생한 드론 대응 전투복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방탄 전투복을 개발했다. 이번 전투복은 러시아와의 전면전에서 드론 공격이 주된 위협으로 부상한 상황에 맞춰 설계된 것으로, 특히 드론이 투하하는 폭발물과 파편으로부터 병사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전투복을 개발한 인물은 우크라이나군 올레 샤리아예프 소령이다. 샤리아예프 소령은 지난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기습 작전에서 큰 전공을 세운 인물로, 이전에는 돈바스 내전에서도 활약한 바 있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서 최고 훈장을 수여받은 전쟁 영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샤리아예프 소령은 "군인을 드론 파편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절박한 필요성"에서 개발을 시작했다고 밝히며,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현장 중심의 기술 개발임을 강조했다.
총알보다 파편에 초점…케블라 기반 경량 보호 장비
이번 전투복은 고강도 합성섬유인 케블라(Kevlar)를 중심으로 제작됐으며, 여기에 충격 흡수용 특수 소재가 추가 적용됐다. 특히 팔꿈치, 무릎, 발목 등 폭발 시 파편에 노출되기 쉬운 부위를 집중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이로써 기존 방탄복과 달리 파편 방어에 특화된 경량 보호복이라는 특징을 가진다.
총알을 막는 능력은 제한적이지만, 드론으로 인한 상해를 방지하는 데 특화된 점이 핵심이다. 특히 포격이나 드론 투하식 수류탄 등으로 인한 상해를 줄이는 것이 목적으로, 방탄조끼와 헬멧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사용된다. 샤리아예프 소령은 “장병의 기동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보호 범위를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지뢰나 지상 폭발로 인한 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군용 부츠용 폭발 방지 깔창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장 양상의 변화가 낳은 ‘기동형 방호 시스템’
전문가들은 이 전투복이 단순한 장비가 아닌 전쟁 양상의 전환을 상징하는 장비라고 분석한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병사들이 장시간 고정된 위치에서 포격이나 드론 공격에 노출되는 상황이 많아졌다"며, 기존 소총 사격보다 드론이나 포격에 대한 방어가 전장에서 더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전투복은 이제 단순 피복이 아닌 다기능 전투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드론이 대규모로 활용되며, 전장 위협의 중심이 공중에서의 공격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점이 군 장비 개발의 방향을 바꾸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투복이 현대전의 실질적인 위험에 대응한 기능성 전투복의 전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동성과 방호력을 동시에 만족시킨 점이 주목된다.
드론 전쟁 시대…병사 개인 방어력 향상 절실
샤리아예프 소령이 강조한 것처럼, 현재 우크라이나 전장은 개인 단위 병사의 생존 가능성 확보가 작전의 지속성을 좌우하는 상황이다. 특히, 지상에서 병사들이 가장 빈번하게 다치는 부위가 하체와 사지 관절 부위라는 점에서, 이번 전투복은 실질적 요구를 반영한 장비로 평가된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의 활용에 있어 러시아군에 비해 비교적 유연한 전술을 적용해왔다. 하지만 동시에 러시아도 자폭 드론, 항공폭탄, 정찰용 UAV 등 다양한 무인기 전력을 활용하며 공중 위협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서, 병사 한 명 한 명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는 개인 맞춤형 방어 시스템의 필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으며, 전투복의 진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확산 가능성과 후속 개발…우크라 자주 국방의 또 다른 발걸음
샤리아예프 소령의 신형 전투복은 아직 전군에 보급되지는 않았으나, 현재 소규모 부대에서 테스트 중이며, 성능이 검증되면 대량 생산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투복에 대한 실전 피드백이 반영될 경우, 일선 병사들의 생존력과 작전 지속 가능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쟁 초기에는 많은 군수물자를 서방 국가에 의존했으나, 점차 자국 내에서 방산 기술 개발과 개량형 무기 도입을 늘려가는 추세다. 이번 방탄 전투복 역시 우크라이나군 내부의 전술 변화와 자주 국방 역량 강화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향후에는 무릎 보호대, 전자식 방호 헬멧, 센서 내장 방호 장비 등 고기능 전투복의 확대 개발도 예상된다.
이는 단순한 장비 혁신이 아니라, 드론과 같은 비정형 전력에 대응하는 현대전 전략의 진화를 상징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