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3개월간 12회 군사시설 시찰… 군사력 강화 전면 집중
북한 김정은은 3월부터 5월까지 약 80일간 12차례 군사시설을 직접 시찰했다. 이는 이례적인 빈도이며, 북한이 단순한 전략무기 과시를 넘어 군사 전반에 걸쳐 ‘전면 무장’에 나서고 있음을 시사한다.
대표적으로 5월 22일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한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진수 실패 사건이 노동신문을 통해 자발적으로 보도되었으며, 김정은이 현장에서 강한 분노를 표출한 장면도 공개됐다. 북한은 이 실책을 오히려 ‘선제 공개’ 전략으로 활용했다. 우리 측 정찰망에 포착되기 전에 먼저 정보를 공개함으로써 국제적 대응을 주도하려 한 것이다.
핵·ICBM 넘어, 포병·전차·무인기까지 전면 공개
올해 북한은 핵추진 잠수함, 극초음속 미사일 같은 전략무기 외에도 포탄 군수공장, 전차·장갑차 공장, 특수부대 훈련, 무인기 및 요격 훈련 등 재래식 무기체계 전반을 집중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실제로 11월에는 신형 전차 ‘천마’, 3월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월엔 신형 구축함 ‘최현호’ 진수, 5월에는 전투기에 장착한 공대공 미사일 실사격 장면까지 연속 공개됐다.
이는 전략무기에 대한 자신감을 기반으로 재래식 무기에서도 한국에 밀리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으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무기 공개 이유 3가지: 대남 심리전, 러시아 수출, 미국 협상카드
북한이 무기체계를 적극적으로 외부에 공개하는 데에는 세 가지 목적이 있다.
첫째는 대한민국에 대한 무력 시위다. 그간 재래식 무기에서는 한미동맹에 비해 밀린다는 평가를 받아온 북한은, 이제 그 격차를 줄였다고 주장하려 한다.
둘째는 러시아 수출용 성능 인증이다. 지난해 10월부터 북한군 일부가 러시아에 파병된 정황이 있고, 곡사포·미사일 등 북한제 무기 수출을 위한 테스트일 가능성이 있다.
셋째는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군사카드화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재협상 가능성에 대비해, 다양한 전력을 사전에 선보이며 자신들의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포석이다.
실전경험 축적한 북한군… 러시아 전장서 전자전·드론전 실습
한국 입장에서 가장 위협적인 것은 북한군의 실전 전투 경험이다.
2023년 10월부터 약 8개월간 북한군 1만 4천여 명이 러시아 쿠르스크 전선에 투입되었으며, 전자전, 드론전, 포병전 등 현대전 핵심 교리를 체득했다.
비록 4천 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북한군은 실전 전장에서 체득한 전술을 국내 무기 개발 및 작전 운용에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무기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현실에서 쓰는 전투법까지 익히고 있는 점이 더욱 위협적이다.
핵무기와 ICBM은 사용에 한계가 있으나, 포병·단거리 미사일·무인기 등은 지도부의 판단만으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전적 무기다. 이러한 도발 수단은 언제든 국지도발 형태로 현실화될 수 있다.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 재래식·전략무기 모두 마무리 국면
북한의 군 현대화는 2021년 발표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계획에는 핵무기 소형화 및 전술화, 고체연료 ICBM, 극초음속 활공체, 정찰위성 운용, 핵잠수함 보유, 500km 정찰 드론 등이 포함된다.
이 5개년 계획은 올해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며, 완성 목표가 가까워질수록 북한의 도발 수위도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지금 북한은 이 시기를 군사적 기회로 인식하고 있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군은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며, 억제력의 핵심은 단순 방어가 아닌 주도적 대응능력 확보에 있다.